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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평은 다음 기회에

공기업이나 다름없는 N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여 지금까지도 무사히 다니고 있던 준사장이 작년말에 갑자기 수원에서 멀고먼 밀양으로 발령이 났다. 무슨 일로 그랬는지는 몰라도 상급자한테 대들어서 쫒겨났다는 사연이다. 조선시대로 말하자면 귀양을 간 셈인데, 어차피 정년 바라볼 시기에 공기좋고 한적한 동네에서 홀아비 생활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싶다. 다년간 대전에서 주말부부를 했던 나로서는 살짝 부럽기도 하다. 심심산골에서 입산수도한 덕에 작년부터 준비해왔던 공인중개사 시험을 합격하기도 했으니 새옹지마가 바로 이런거다. 서울의 4인 관광단 입장에서는 김원장 있는 강릉, 정회장이 몇 년 있던 양주, 탁교수 계시는 부산, 룡박사와 정회장의 대전까지 다 돌아다녀 더 이상 놀러갈데가 없던 차에 새로운 지방민이 탄..

카테고리 없음 2020.11.30

코로나 노숙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어디 게스트하우스나 찜질방에 들기도 겁나고, 노숙이 가능하거나 딸랑 1인용 텐트 하나 치고 혼자 이용해도 이용료가 아깝지 않은 공영 캠핑장들이 대부분 폐쇄되었다 하여 일년내내 자전거 여행 엄두를 못 내다가 어떻게라도 되겠지하는 약간 무모한 마음으로 1박2일 길을 나섰다. 대략 팔당대교 쯤에서 점심을 먹고 이포보 근처에서 1박하고 다음날 강천섬에서 점심을 먹고 경강선을 이용해 돌아오는 계획이다. 네이버 지도에서는 팔당대교 남쪽 멀지 않은 곳에 순대국집이 하나 있는걸로 검색되는데 막상 가보니 찾을 수가 없다. 민물고기 매운탕이니 장어집이니 하는 식당을 제외하고 근처에 만만해 보이는 식당은 죄다 국수집이다. 이 동네는 국수만 먹나... 할 수 없이 팔당대교 건너 이름난 초계국수집에서 따뜻..

카테고리 없음 2020.10.11

팀장들의 캠핑2 - 유랑촌

하루라도 술을 안먹고 지나가면 몸살이나고, 회식자리에서 걸핏하면 맥주컵에 소주를 가득 부어 돌리는 학팀장이 지난 연말 조직개편으로 분당으로 내려왔으니, 분당의 팀장들은 한 동안 생명의 위협에 시달려야 했다. 악동 학팀장이 환장하고 좋아하는 일이 하나 더 있으니, 캠핑이다. 연초부터 들들 볶아대는 성화를 이기지못해 전기기사 시험 공부를 잠시 접고 작년에 파트 사람들과 다녀왔던 유랑촌을 다시 찾았다. 사냥을 즐기는 운팀장과 강남에서 근무하는 상팀장도 함께 간다. 작년에 우리 포함해서 두 팀밖에 손님이 없던 유랑촌은 이번에는 아예 우리밖에 없다. 넓은 캠핑장을 전세로 썻다. 우리같이 서민적인 아저씨들은 시설은 좋으나 사람 바글대는 고급? 캠핑장보다는 시설은 열악하지만 한가한 이런데가 더 좋다. 나는 학팀장네 ..

카테고리 없음 2020.06.19

카드지갑 만들기

우리 회사는 봄 가을에 한번씩 체육행사를 하게 되어있고, 현장 부서인 우리 센터에서는 즐거운 일터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작년부터 자체적으로 문화행사를 일년에 한번씩 하기로 했으나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옴짝달싹도 못 하고 있었다. 그놈의 코로나-19는 4월 말이 되면서 대충 잡혀가는 듯 했지만 5월 초 이태원 클럽에서 크게 한 방 터지면서 다시 확산되어 좀체 수그러들 기미가 없다. 재난도 오래 계속되면 어느새 익숙해지니, 연초에 비해 상황은 나아진게 없지만 사람들은 슬슬 몸을 푼다. 그리하여 ... 우리도 미뤄두었던 문화행사를 결행한다. 조심조심...그러나, 랄랄라~ 연세?에 걸맞지 않게 심히 발랄한 연과장한테 기획을 맡겨보니 가죽공방에서 카드지갑을 만드는 원데이 (실제로는 하프데이?) 행사를 해보..

카테고리 없음 2020.06.15

어무이의 텃밭

부모님이 사시는 도농 부영아파트 어떤 동들의 1층 세대에게는 작은 정원을 이용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뭐든 가꾸기를 좋아하는 우리 어무이는 이 특권을 바라고 굳이 1층을 선택하셨고, 그 정원을 그야말로 쏠쏠한 텃밭으로 꾸며놓으셨다. 대략 10평쯤 될 거 같은 공간에 별의별 녀석들이 다 있다. 폰을 빙 돌려가며 파노라마로 찍었더니 느낌이 요상하다. 나무는 매화나무, 앵두나무, 감나무, 살구나무, 백일홍나무, 월계수 등등이 있다. 감나무는 너무 많은 열매를 열심히 키우느라 그러는지 나무가 약골이다. 때문에 높은데 달린 감을 따겠다고 무리하게 나무를 타다가는 가지가 뿌러져 사람이 상할 수 있다. 그래서 높은데 열린 감은 까치밥으로 남기라는 얘기가 나왔을게다. 살구나무는 어쩐 일인지 작년에 거의 열매를 ..

카테고리 없음 2019.04.27